문서작성·인터넷 서핑… 스마트폰의 공습

아이폰, 3분기에 110만대 팔려
한국, 다양한 콘텐츠 개발해야

“이제 휴대전화는 많은 사람들의 첫 번째 인터넷 기기가 될 겁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미정보통신전시회(CTIA) 2007’ 기조연설장.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의 연설에 1000여명의 청중이 귀를 기울였다.

발머 CEO의 손에는 삼성의 신형 스마트폰 ‘블랙잭 2’가 들려 있었다. 발머 CEO는 이들에게 “PC에서 그랬던 것처럼, 일과 여가가 모두 휴대전화로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미국 시장의 판도를 좌우하는 북미정보통신전시회의 올해 화두는 단연 ‘PC만큼 강력한 휴대전화’였다. PC에 버금가는 기능을 지닌 스마트폰이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네(Moscnone) 전시장 각 부스를 채웠다. 관람객들은 휴대전화를 눌러보며 마치 PC에서처럼 구글에 접속하고 게임과 음악을 즐기기 바빴다.



‘아이폰 충격’에 열린 스마트폰 시장

이번 전시회는 이미 휴대전화 산업이 PC를 넘보는 위치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MS 부스의 맨 앞에 설치된 삼성 휴대전화 블랙잭 2가 대표적이다. 스티브 발머가 ‘모바일 PC(Mobile PC)’라고 언급한 이 휴대전화는 이메일 송·수신은 물론 일정관리, 문서 작성, 인터넷 검색 등 PC의 대부분 기능을 지원한다. 물론 PC와 같은 형태의 자판(QWERTY)도 설치돼 있다.

블랙베리 부스에서는 ‘블랙베리 펄(Blackberry pearl 8130)’이 눈에 띄었다. 미국의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존이 삼성·LG의 휴대전화와 함께 4분기 4대 주력 휴대전화로 선정한 제품이다. 위치 추적기능(GPS)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정보나 막히는 교통구간 표시 등이 인터넷 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해준다. 이메일·일정관리기능 역시 지원하고 있었다.
노키아는 휴대용 인터넷 기기(internet tablet) N810을 선보였다. 이 기기는 휴대전화 기능은 갖추지 않은 대신, 인터넷과 PC 기능에 집중한 제품이다. 휴대하면서 무선 랜이 작동하는 구간이면 어디서든지 사이트 접속·영화·음악 감상은 물론 인터넷 전화가 가능하다. 아이메이트(i-mate)등 다른 업체들도 지도(GPS)·채팅·문서작업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이 같은 스마트폰 경쟁은 애플의 신형 휴대전화기 ‘아이폰’이 촉발시켰다. 아이폰은 지도(구글 맵)·동영상(유튜브) 등 한 차원 다른 인터넷 성능을 선보이며 3분기에만 110만대가 팔려나갔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셈이다. 미국 전문지 모바일 메시징 2.0 폴 루퍼트(Paul Ruppert) 기자는 “이제 인터넷 서핑은 (휴대전화의) 핵심 서비스가 됐다”고 말했다.



본격화되는 스마트폰 서비스 전쟁

이번 전시회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경쟁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PC업계에서처럼, 이제는 기기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기기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이날 전자 결재와 문서 작업 등이 가능한 신형 소프트웨어(Mobile device manager 2008)를 선보였다. 이 소프트웨어로 사용자는 마치 PC처럼 밖에서 전자 결재를 올리고, 상사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또 발머 MS CEO는 이날 기조 연설장에서 자사의 게임기 X박스용 게임을 휴대전화용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노키아도 휴대전화용 콘텐츠를 내려받고 올릴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식(SEEK)’을 발표했다. 문서·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자들이 직접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노키아는 로이터 기자들에게 휴대전화를 지원해, 기사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올려주는 서비스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AT&T 역시 온라인 음악 서비스업체 냅스터와 손을 잡고 ‘모바일 냅스터(Mobile napster)’를 선보였다. 휴대전화로 내려 받을 수 있는 곡은 500만곡에 달한다. 모토로라는 자사 휴대전화용으로 개발된 음악 연주 게임 ‘기타 히어로(Guitar Hero)’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한국, 콘텐츠 세계화에 나서야

반면 이번 전시회에서 의외로 ‘한국’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MS가 삼성전자의 블랙잭 2를 전시하고, 버라이존 등 일부 업체들이 현지 기자실에 비치한 보도자료를 통해 4분기에 출시할 삼성·LG 휴대전화를 소개했을 뿐이다.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업체는 더군다나 찾기 힘들었다.

이는 이번 전시회가 콘텐츠·엔터테인먼트에 집중됐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북미정보통신전시회는 매년 봄·가을에 2회 열리는데, 통신과 기기에 집중하는 봄 전시회와 달리 가을 전시회는 콘텐츠와 관련된 전시가 많다. 현재 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은 삼성·LG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콘텐츠 업계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휴대전화용 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큰 통신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휴대전화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기 쉽지 않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휴대전화용 콘텐츠 개발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by 웹오피스 | 2007/11/02 12:57 | IT new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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